브라이턴 & 호브 앨비언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혁신적인 운영 방식을 보여주는 구단 중 하나로, 대형 클럽들처럼 거액을 들여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기보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숨은 진주를 발굴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브라이턴 & 호브 앨비언 FC의 스마트한 영입 전략과 '머니볼' 축구 철학을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브라이턴의 영입 철학, 데이터 분석과 '머니볼' 전략
브라이턴은 EPL 내에서도 비교적 작은 시장을 가진 클럽입니다. 런던이나 맨체스터 같은 대도시에 기반을 둔 구단이 아니라, 잉글랜드 남부 해안에 위치한 작은 도시의 클럽으로 대형 구단들과 같은 수준의 재정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브라이턴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운영 방식을 도입해야 했고, 그 결과 도입한 전략이 바로 ‘머니볼’ 축구입니다.
머니볼(Moneyball)이란 원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도입한 선수 평가 방식으로, 전통적인 스카우트 시스템이 아닌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성비 높은 선수를 발굴하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브라이턴 은 이를 축구에 접목해 전통적인 명성이나 시장 가치보다 통계적 요소를 기반으로 한 선수 영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브라이턴 의 이러한 운영 철학을 주도하는 인물은 토니 블룸(Tony Bloom) 구단주입니다. 블룸은 프로 도박사 출신으로,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베팅 시스템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인물입니다. 그는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이 스포츠 구단 운영에도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했고, 이를 브라이턴의 영입 전략에 도입했습니다. 블룸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발굴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으로 영입한 후, 이들을 키워 높은 이적료에 판매하는 전략을 구축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모이세스 카이세도(Moisés Caicedo)와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Alexis Mac Allister)입니다. 카이세도는 에콰도르 인디펜디엔테 델 바예에서 450만 파운드라는 저렴한 이적료로 영입되었으며, 이후 브라이턴에서 기량을 급성장시키며 EPL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결국 2023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첼시가 1억 1500만 파운드라는 거액을 지불하며 카이세도를 데려갔습니다.
또한, 맥 앨리스터는 아르헨티나에서 비교적 낮은 금액으로 영입된 후 브라이턴에서 활약하며 2022년 FIFA 월드컵 우승 멤버가 되었습니다. 이후 2023년 여름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브라이턴은 또 한 번 큰 이적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처럼 브라이턴은 유망한 선수를 비교적 낮은 금액에 영입하고, 이들을 효과적으로 성장시켜 높은 이적료를 받고 판매하는 전략을 통해 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술적 유연성과 로베르토 데 제르비의 지도력
브라이턴의 성공에는 단순히 뛰어난 선수 영입뿐만 아니라,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술적 접근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브라이턴은 그레이엄 포터(Graham Potter) 감독 시절부터 유연한 전술 운영을 특징으로 했으며, 2022년 로베르토 데 제르비(Roberto De Zerbi) 감독이 부임한 이후 더욱 정교한 경기 운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데 제르비는 이탈리아 출신 감독으로, 사수올로와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전술적 역량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브라이턴 부임 이후 짧은 기간 안에 팀을 발전시키며 새로운 전술적 아이덴티티를 구축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전술적 특징은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점입니다. 브라이턴은 공을 소유한 상태에서 차분하게 후방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하며,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난 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앙 미드필더들은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활용해 전방으로 공을 전달하며, 측면 풀백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합니다.
또한, 브라이턴은 빠른 공수 전환과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특히 유럽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며 EPL에서 점점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데 제르비 체제에서 브라이턴의 또 다른 강점은 다양한 전술적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포메이션을 변경하며, 경기 상황에 맞춰 공격적 혹은 수비적인 운영을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브라이턴은 이제 단순한 중위권 팀이 아니라, 유럽 대항전에도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데 제르비 감독의 지도력과 선수들의 전술적 적응력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브라이턴의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
브라이턴은 현재 EPL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장 모델을 구축한 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성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를 해결해야 합니다.
먼저, 브라이턴은 핵심 선수들의 이적 후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워야 합니다. 매 시즌 팀의 핵심 선수들이 빅클럽으로 떠나고 있으며, 이를 대체할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성장해야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워왔지만, 지속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카우팅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유럽 대항전 참가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브라이턴이 유럽 대회에 진출하면 경기 일정이 많아지면서 선수층의 두께가 중요해집니다. 이에 따라 선수단의 로테이션을 효과적으로 운영해야 하며, 더 많은 선수 영입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재정적으로도 브라이턴은 건전한 운영을 이어가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뛰어난 선수를 영입하고 높은 이적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했지만, 이러한 모델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브라이턴의 성공은 단순한 ‘저비용 고효율’ 전략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구단 운영과 지속적인 성장 모델을 확립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토니 블룸 구단주의 혁신적인 접근과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 조화를 이룬다면, 브라이턴은 앞으로도 EPL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브라이이 향후에도 현재의 성공을 지속할 수 있을지, 그리고 ‘머니볼’ 축구 철학이 EPL에서 장기적으로 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